국내 주택 시장의 노후화가 지속되는 가운데, 고물가 구조가 맞물리면서 인테리어 소비 경향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주거 공간 전체를 전면 개조하는 대규모 공사 대신, 노후된 곳이나 변화가 시급한 곳만 골라 고치는 ‘부분 리모델링’이 과거 대비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며 주요한 주거 소비 트렌드로 자리 잡는 모양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 부분 리모델링은 일시적인 유행을 넘어 하나의 주류 소비 패턴으로 안착하는 분위기다. 시공을 경험한 이들의 높은 만족도와 긍정적인 시장 전망이 맞물리면서, 필요한 곳만 골라 고치는 실속형 인테리어의 인기는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실속형 부분 인테리어’ 5년 새 수요 88% 급증
이러한 흐름은 구체적인 시장 데이터에서도 고스란히 증명된다. 최근 국내 생활 서비스 플랫폼 숨고가 발표한 ‘실속형 부분 인테리어 트렌드’ 분석 결과에 따르면, 최근 5년(2021년~2025년) 사이 부분 인테리어 서비스 요청 수는 93만4228건에서 175만7804건으로 88.2% 급증했다. 품목별로는 싱크대 교체와 욕실·화장실 리모델링 요청이 각각 86% 늘었으며, 인테리어 필름 시공 건수는 93%까지 늘어나며 뚜렷한 성장세를 보였다.
소비자들이 부분 인테리어를 선택하는 가장 큰 이유는 ‘경제적 효율성’으로 나타났다. 숨고의 이용자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57.6%가 비용 최소화를 선택 이유로 꼽았고, 27.5%는 문제 해결이 필요한 공간만 선택적으로 수리하기 위해서라고 답했다. 공사 기간과 생활 불편을 줄이려는 니즈도 그 뒤를 이었다. 또한, 시공을 진행한 소비자의 만족도는 80%에 달했으며, 합리적인 비용과 공간 개선 효과, 짧은 공사 기간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주를 이뤘다.
이 같은 트렌드의 저변에는 주택 노후화와 거주 환경 유지 흐름이 맞물려 있다. 지난해 발표된 부동산 통계에 따르면 2025년 기준 전국 주택의 53.7%가 준공 후 20년을 넘어섰으며, 서울은 절반 이상이 노후 주택으로 분류된다. 이번 조사 응답자의 78.3% 역시 10년 이상 된 주택에 거주 중인 것으로 나타나, 부분적으로 보수하려는 수요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창호·인테리어 업계, 맞춤형 대응으로 시장 공략
부분 리모델링을 찾는 소비자가 늘어남에 따라, 국내 주요 인테리어 기업들도 이를 겨냥한 맞춤형 신제품 출시와 프로모션을 최근 잇달아 선보이며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소비자의 선택 피로감을 줄인 ‘공간별 표준 패키지’를 제안하거나 거주 중에도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시공 기간을 단축한 상품들이 주를 이룬다.
그중 창호업계는 최근 3년 만에 재개된 그린리모델링 이자지원사업을 바탕으로 창호 부분 리모델링 수요를 선점하려는 노력을 펼치고 있다. LX하우시스, 현대L&C, 금호석유화학 휴그린, KCC 등 대기업군 업체들이 현장 영업 강화, 홈페이지 개편 등을 바탕으로 시장을 공략하는 가운데, 수많은 중소업체들도 창호 교체 수요를 흡수하기 위한 다방면의 노력을 펼치고 있다.
이외에도 공간별 부분 인테리어를 제안하는 사례도 눈길을 끈다. KCC글라스의 인테리어 전문 브랜드 홈씨씨 인테리어는 최근 원하는 공간만 골라 맞춤형으로 시공할 수 있는 ‘홈씨씨 공간 패키지’를 출시해 소비자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한샘은 최근 공사 소음과 긴 시공 기간으로 욕실 리모델링을 망설이는 소비자를 겨냥해 이틀 만에 시공이 가능한 욕실 솔루션 ‘이지바스5’를 선보인 바 있다.
대림바스의 홈 인테리어 브랜드 대림 바스&키친 역시 최근 시공 편의성과 공간 효율성을 강화한 욕실 리모델링 패키지 ‘컴피크림’을 통해 복잡한 선택 과정을 줄이고 완성도 높은 욕실을 구현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합리적인 비용으로 확실한 환경 개선 효과를 얻을 수 있고 시공 만족도 또한 높다 보니 부분 리모델링을 찾는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이에 발맞춰 가구·건자재 업계 역시 소비자의 세분화된 취향을 반영한 맞춤형 패키지와 일상 불편을 최소화하는 간편 시공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확장해 나가는 추세”라고 전했다.
